‘그린 경영’, 친환경에서 실체적 가치로

김재문 | 2010.12.20
공해 방지에서 출발한 그린 경영은 적극적 환경 보호와 상품화 단계를 넘어 에너지 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앞으로 그린 경영은 친환경 이미지를 넘어 실체적 경쟁력 제고와 소비 방식의 혁신으로 승부해야 하며 개도국를 타깃으로 한 그린 경영, 지구단위의 메가 그린 경영으로도 기업 역량을 넓혀갈 필요가 있다. 
 
1978년 나이아가라 폭포 인근의 미국 뉴욕주 러브 캐널이라는 마을에서 지난 4년간 태어난 아이들의 56%가 한가지 이상의 기형을 갖고 태어나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또, 간질과 정신 지체, 백혈병 등 여러 질병들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발생하였다.   
 
역학 조사 결과 1940~50년대 후커 화학(Hooker Chemical)이라는 회사와 군부대 등이 이곳에 2만톤이 넘는 폐기물을 매립했는데, 그곳에서 나온 침출수가 인근 학교와 주택가와 학교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후커사는 지방자치단체에 매립지를 무상으로 양도하면서 폐기물의 위험성을 알렸다. 그렇게 함으로써 후커사는 혹시 있을 미래의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결과 후커사는 비록 위험을 경고했으나, 적극적으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책임이 인정되어 1억3천만달러를 배상하게 되었다.  
 
러브 캐널 사건은 그린 경영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기업은 사람에게 직접 피해가 되는 공해 물질을 배출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이 시기의 그린 경영이었다. 
  
그린 경영의 과거와 현재 
 
환경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가 강해지면서 그린 경영의 개념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린 경영의 미래 진화 방향에 대한 단초를 엿보기 위해 그린 경영 개념의 변화 과정을 되짚어보자.  
  
● 공해 방지 단계 
 
첫번째 단계는 러브 캐널 사건에서와 같은 공해를 방지, 예방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폐수나 유독 가스 방류를 철저히 예방하는 기업은 그린 경영의 우수 사례로 꼽혔다.  
 
공해의 대상 물질(Pollutant)에 대한 인식도 변화했는데, 그린 경영이 처음 등장했던 1970년대의 대기 오염 물질은 일산화탄소, 이산화황, 납 등 건강에 즉각적이고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기본적인 오염 물질 배출이 줄어들면서 이산화질소, 탄화 수소, 유기화합물, 분진 등이 부각되었다. 근래에는 인체에 전혀 해가 없는 이산화탄소가 기후 변화에 대한 영향 때문에 공해 물질로 인식되고 있다.  
  
● 적극적 환경 보호 및 개선 노력 단계 
 
두번째는 사람에게 직접 피해를 주는 공해 물질의 배출 방지를 넘어 환경에 대해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다양한 요인들을 미리 방지하거나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확대되었다. 원자재를 채취하기 위해 산림을 훼손하는 것,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구식 공정을 유지하는 것 등은 과거에는 문제시되지 않았지만, 점점 그린 경영에 부합되지 않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ISO 14000에서 요구하는 포괄적인 환경 보호 및 관리를 위한 환경 경영 체제의 도입이 2단계 그린 경영에 해당된다.  
  
● 그린 경영의 상품화 단계 
 
세번째 단계에서 그린 경영은 그 자체가 상품이 되었다. 유기농 농산물에서부터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건축 자재, 연비를 높여 화석 연료를 적게 사용하는 자동차,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든 아웃도어 의류 등 수많은 그린 상품이 소비자에게 다가왔다.  
 
한편, 직접 효용을 주지 않는 개념 또한 그린 경영에서 일종의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탄소 배출권이 대표적 사례다. 청정 개발 체제(CDM, Clean Development Mechanism)에 의해 환경에 해가 되는 이산화탄소가 배출권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고객들은 친환경성을 따지게 되었고, 기업들이 이를 상품의 소구 포인트로 활용하면서 그린 상품은 그 입지를 넓혀갔는데, 그린 상품의 소구 포인트는 두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친환경적 요소가 소비자 개인에게 이득이 되는 것이다. 유기농 농산물이나 유기농 의류가 대표적 예다. 물론 이러한 소비는 농약을 적게 쓰기 때문에 자연에도 도움이 되지만, 일단 소비자 본인의 건강에 미치는 효과가 더 직접적이다.   
 
다른 하나는 소비자보다 환경에 더 많은 도움이 되는 상품이다. 생산 과정에서 적은 양의 탄소(Carbon Footprint)를 이용한 신발, 자연림 대신 재배한 목재(Farmed Tree)로 만든 종이 같은 것이 여기에 해당된다.  
  
● 에너지 중심 단계 
 
지금, 그린 경영은 네번째 단계에 와 있다고 할 수 있다. 4단계의 특징은 환경보다 에너지 쪽이 강조된다는 점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에너지 절감형 조명 기구 등이 그린 상품의 큰 축으로 편입되었다. 또, 태양광 발전, 풍력 발전 등 재생 에너지 사업은 대표적인 그린 비즈니스가 되었다.  
 
또, 환경 보호와 에너지 절감 이미지를 결합하여 그린 상품으로서의 매력을 강화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토요타의 프리우스는 내연 기관과 전기 모터를 함께 이용해 에너지를 절감하면서 내장재에 화학 소재 대신 케나프(Kenaf)라는 천연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그린 상품으로서의 매력도를 다각도로 높였다.   
  
그린 경영의 진화 방향 
 
지금까지 그린 경영의 진화 과정을 보면, 규제에 대한 수동적 대응에서 기업의 능동적 활동으로 바뀌고, 새로운 그린 개념이 추가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즉, 기업이 부담스러워하던 그린 개념이 이제 상품 판매를 위한 소구 포인트가 되었다. 또, 처음에는 경영 프로세스에 국한되었던 그린 경영의 대상에 그린 상품이 추가되었고, 환경 보호였던 그린의 영역에 에너지가 추가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반드시 짚어볼 포인트는 새로운 개념이 추가되었다고 해서 기존의 그린 경영 개념이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존의 그린 경영은 기본적인 것으로 간주되면서 그 수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린 상품이 등장한다고 공해 방지가 덜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공해 방지 기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고, 생산과 유통 프로세스에서 고려해야 할 환경 변수도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새로운 개념이 추가되고, 기존 개념도 강화된다는 측면에서 볼 때 그린 경영은 과거 기업이 챙겨야 할 경영의 한 부분에서 이제는 기업 경영의 일상적이고 핵심적인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의 진화 방향에서 볼 때, 양적 측면에서 미래의 그린 경영은 점점 더 영역이 넓어질 것이고, 그 중요성도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그린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이든, 단순히 프로세스상에서 환경과 에너지를 고려해야 하는 기업이든 그린 경영에 대한 준비는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그린 경영은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 것이며, 그 속에서 기업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그린 경영의 미래 
 
지금까지의 살펴본 그린 경영 진화의 연장선에서 볼 때, 가까운 미래에 그린은 더 이상 특별한 것이 아닌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경영 활동이 될 전망이다. 일상적이 된다는 의미가 그린이라는 개념이 덜 중요해진다는 것은 아니다. 그 중요함을 굳이 드러내놓고 이야기하지 않아도 누구나 아는 단계, 즉 외부에서 내부로, 본질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미래의 보편적 그린 경영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적 포인트가 필요할까.  
  
● 실체적 경쟁력을 높이는 그린 경영 
 
10년전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가 처음 나왔을 때 많은 헐리우드 스타들이 자신들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 이 친환경 차량을 구입했다. 지금까지 200만대 이상 팔린 이 차량의 핵심 구매 이유에 대한 뉴욕타임즈의 기사에 따르면 ‘나를 표현해 주기 때문’이 57%, ‘연비가 저렴해서’가 36%로 나타났다. 친환경성에 대한 고려는 뒷전이다.  
 
생활용품 브랜드 바디샵(BodyShop)은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등 친환경 이미지를 내세웠으나, 고객들은 처음에만 눈길을 주었을 뿐 이내 친환경에 별 관심을 갖지 않았다. 
 
앞으로 그린 상품이 점점 더 많아지면서 친환경이 상품의 이미지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또, 소비자들은 점점 더 많은 그린 상품을 접하면서 친환경 개념에 무감각해지거나 싫증을 내는(Green Sickness) 현상도 예상된다.  
 
그린 상품이 더 이상 ‘친환경’으로 소구하기 어렵다면 결국 실체적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다.  
 
생산에서 소비에 이르는 전체 프로세스를 최적화함으로써 자원과 에너지 사용량을 줄임과 동시에 코스트를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즉, 외부적인 친환경 마케팅보다 원자재와 상품의 과다 재고를 막는 즉각 반응 시스템(QRS, Quick Response System)이 미래 그린 경영에서는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전체 프로세스에서의 총체적 그린 경영은 재무적인 성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도 가져온다. 기업 이미지는 고객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 관계자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고객들이 그린경영에 둔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상황에서도 여전히 큰 의미를 지닐 수 있다.  
 
● 소비 방식을 혁신하는 그린 경영 
 
컴퓨터 모니터의 해상도가 높아지면서 프린터 사용량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프린터는 여전히 잘 팔리고, 종이 사용량도 늘어간다. 모니터로 보는 것과 종이로 보는 것의 차이가 크지는 않지만, 출력해서 보는 것이 눈에 편하고, 메모도 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종이 사용이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친환경보다는 자신의 작은 편의를 택한다.  
 
그런데, MP3 플레이어의 사례는 프린터와는 사뭇 다른 상황을 보여준다. MP3 플레이어는 휴대용 CD 플레이어를 완전히 대체했다. MP3 플레이어는 CD 플레이어와 거의 동일한 음악 품질을 제공하면서, 훨씬 더 작은 사이즈에 오랜 재생 시간, 편리한 컨텐츠 보관과 전송 등 여러가지 면에서 고객이 느끼는 가치를 높이는 우등재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동시에, MP3 플레이어는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CD의 물리적 생산과 유통을 필요 없게 했으니 자원 절약형 그린 상품으로 볼 수 있다.   
 
MP3 플레이어가 혁신적 방법으로 음악에 관련된 소비를 친환경적으로 바꾼 것처럼, 미래의 그린 상품은 소비자의 친환경의식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고객에게 더 높은 수준의 품질과 편의성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자원을 절감하는 상품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가볍고 오래가면서 접을 수도 있고, 직접 메모할 수도 있는 소형 디스플레이 기기가 실용화된다면, 또 필요에 따라 이 기기를 대형 디스플레이에 바로 연결할 수도 있게 된다면 종이 사용량은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전기 자동차가 미래의 에너지 문제에 대응하는 주력 운송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과연 지금과 동일한 모양과 크기의 자동차가 단순히 전기화되는 방향으로 변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기술자들은 전기 자동차 기술이 과거에 비해 크게 발전했다고 평가할 지도 모르나, 고객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동안 가격은 비싸고 주행 거리는 짧을 수밖에 없는 전기 자동차에 만족하기 어렵다.  
 
전기 자동차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자동차 사용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기존의 내연 기관 자동차에 없었던 새로운 가치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평일에 단거리용으로 전기차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장거리를 운행해야 하는 주말이면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어디서 충전을 할 것인지, 동선과 여유 시간을 고려해서 미리미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 또, 도로가 막히기 전에 서둘러 돌아와야 할 경우, 급속 충전을 한다고 해도 그 시간은 아까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주말에 내연기관 자동차를 가진 사람과 서로 자동차를 바꿔서 탈 수 있는 시스템이 형성된다면 저렴한 가격과 운영비, 장거리 주행이라는 여러가지 가치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게 된다. 엔진 자동차를 가진 사람은 주말에 전기차로 바꿔탐으로써 새로운 자동차를 타보는 즐거움을 맞보면서 전기차 전용 주차 공간 등 도심에서 제공될 가능성이 높은 전기차만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 전기차를 가진 사람이 필요에 따라 승용차, 미니밴 등 다양한 엔진 자동차를 바꿔 탈 수 있다면, 여기서 또 새로운 가치가 나올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자동차 상호 대여 시스템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보험 체계 등 인프라의 변화가 필요하고 자동차에 대한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자신의 차를 분신처럼 아끼는 사람들 사이에서 차를 서로 빌려주는 것은 매우 어렵다.   
  
● 개도국을 타깃으로 한 그린 경영  
 
현재 그린 경영이 가장 활발한 나라는 독일이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독일은 그린 경영의 필요성이 매우 낮은 나라다. 기업 및 소비자 관점에서 환경 오염에 대한 의식이 매우 높은 것은 물론이고,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의 비중도 높다.   
 
그린 경영의 필요성이 높은 곳은 바로 환경에 큰 영향을 주는 인구와 산업이 팽창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이다. 이들 국가는 인구 증가율이 높을뿐더러, 환경 측면에서 많은 문제를 유발하는 도시 인구의 증가율은 더욱 높다.  
 
2015년까지 인구 1천만명 이상의 도시는 59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중 48개가 개발 도상국 혹은 저개발 국가에 속한다. 거대 도시는 환경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기에 그린 상품의 좋은 타깃이다.   
개도국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또, 환경 문제는 국경을 넘어서 선진국으로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개도국이 경제적인 여유가 생길수록 환경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는 국제적인 압력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개도국에는 1단계에서 4단계에 이르는 총체적 그린 경영이 필요하나, 그린 경영에 필요한 개도국의 기술 수준은 낮다. 대부분의 개도국은 선진국에 수출할 수 있는 산업 위주로 기술을 발전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양한 그린 경영 분야에서 선진국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전기 에너지를 효율화하기 위한 스마트 그리드, 원자력 발전, 바이오 에너지, 탄소 포집 저장(CCS, Carbon Capture & Storage), 에너지 절감형 신소재 등이 기회의 영역이 될 것이다. 또, 저개발 국가에 대한 원조도 그린 상품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도 저개발국가는 그린 경영의 좋은 타깃이다.  
 
그런데, 개도국 대상 그린 경영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들 국가에 풍부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나, 품질 수준이 조금 낮더라도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그린 기술의 개발에도 미리 힘써야 한다. 예를 들면, 석탄 가스화 발전, 석탄 액화, 수동형 에너지 절감 빌딩, 전기 경차, 저압 멤브레인형 준담수화 설비 등이 유망할 수 있다.  
  
● 지구 단위의 메가 그린 경영 
 
독일 기업들을 주축으로 한 컨소시엄은 사하라 사막에 대규모 태양열 발전소를 건설하고, 여기서 생산된 전력을 유럽으로 송전하는 데저텍(DESERTEC)이라는 담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약 1000조원에 가까운 예산으로 사하라 사막에 우리나라 경상북도 크기의 대규모 태양열 발전 시설을 설치하여, 유럽 및 중동 지역 전력 필요량의 15% 정도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사막의 태양열 발전은 열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꿈으로써 바람직한 기후 변화를 유도하여 인근 지역의 사막화를 방지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점점 가속화되는 전지구적 기후 변화는 지구 단위 그린 경영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또, 그린 경영의 주요 축이 되는 신재생 에너지는 지역적, 시간적 편차가 크기 때문에 보완 관계에 있는 국가를 통합해서 글로벌 관점에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구 단위의 그린 경영을 위해 준비해야 할 포인트는 기술과 조직력이다. 그린 경영 사업의 규모가 지구 단위로 커지면서 필요한 기술도 복합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서해의 조력 발전과 몽골의 풍력 발전, 호주의 태양광 발전을 묶어서 거대한 스마트 그리드를 만든다면, 초전도 송전과 같은 전력 기술 외에 전력망의 지능형 통제를 위한 IT 기술, 또, 대규모 조력 발전에 따른 생태계 영향을 해결하기 위한 해양 생물학 등 다양한 기술적 난제들이 대두된다.  
 
또, 다수의 사업 주체가 엮일 수밖에 없기에 이들의 이해 관계를 조정하여 최적의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는 일도 쉽지 않은 과제다. 특히, 지구 단위의 그린 상품은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에 조직화의 중요성은 더 커지게 된다.  
  
그린 경영의 가치 차별화 
 
그린 경영은 점점 진화하면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고, 대상이 되는 사업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그린 경영이 미래 경영 혹은 산업의 거대한 축을 형성하는 것은 분명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그 시장에 들어간다고 저절로 성공하고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이 커지는 만큼 경쟁도 치열해질 본격적인 그린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는 길은 다른 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고객은 그린 기술이 낳은 새로운 상품과 기존의 대체재, 또, 새롭게 등장하는 대체재 속에서 고민하고 갈등하게 마련이다. 이런 상황을 철저히 고객 관점에서 미리 생각해보고 진정한 가치를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 우리 회사의 역량을 기반으로 경쟁사에 비해 차별화된 가치를 줄 수 있는 방향에 대해서도 미리 생각해야 한다. 기술적인 방향으로 차별화할 것인지, 비즈니스 모델 차원에서 혁신할 것인지, 사업 파트너를 조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지 결정해야 한다.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포인트는 먼저 시작하는 것보다 제대로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그린 상품이 고객에게 실질적 가치를 주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을 형성하기까지는 일반적인 예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조기에 무리한 투자를 하는 기업은 정작 시장이 커지기 전에 지쳐 쓰러질 수도 있다. 특허 등 미래의 자산이 될 수 있는 것들만 먼저 챙기고 본격적인 투자는 한걸음 늦추는 전략이 현명할 수도 있다.  <끝> 
출처 :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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